2017. 8. 6.

드디어 간다, 나도 간다, 스페인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스페인어를 부전공으로 삼았던 스페인어 학도로서, 바르샤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막연하게 다음 휴가는 꼭 스페인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 아니 꿈만 가지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 시기가 잘 맞아 8.11-8.19 8박 9일 동안 그곳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회사로부터 휴가를 받은 게 겨우 바로 지난 주의 일이었다.

7-8월 여름방학 시즌은 대학생, 직장인들이 대거 유럽으로 몰리는 유럽여행 극성수기이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항공권 구하는 것부터 쉽지가 않았다.

 

꼬박 이틀을 스카이 스캐너, 구글 플라이트를 뒤진 끝에 바르셀로나 인, 마드리드 아웃 카타르항공 항공권을 116만원 정도에 구입! 그래도 성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선방을 한 것일까.

 

 

 

모든 일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듯이 여행에도 항공권 구입이 반이다.

그렇게 큰일이라도 해낸냥 기뻐 넋을 놓고 있다가 그래도 성수긴데 숙소는 구해놔야 하지 않겠냐는 주변의 조언에 부랴부랴 숙소를 알아 보기 시작했다.

 

근데 이게 웬걸,, 웬만한 저렴한 호스텔이나 한인민박들은 역시나 만실이었다.

이번 여행은 혼자서 가기 때문에 호스텔이나 한인민박에 묵으면서 친구도 만들고 같이 여행도 하면서 할까 싶었는데 그 꿈은 물건너 간 것인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작년까지만 해도 1200원대를 유지하던 유로 환율이 최근 급상승하더니 1300원대로 올라섰고, 성수기를 맞이한 바르셀로나 호텔들은 2성급 호텔조차도 1박에 기본 15만원 이상을 줘야 했고, 그나마도 자리가 없었다. 

 

또 다시 이틀을 꼬박 뒤지다가 우연히 취소된 2성급 호텔 싱글룸을 발견! 2성급 호텔을 1박에 무려 15만원을 주고 예약 완료. 지금이 극성수기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마 위안을 하자면 호텔 위치가 매우 좋아 시내 한 중심에 있다는 것. (후기는 다녀 온 뒤 올릴 예정)

 

호텔을 예약하고 도시간 이동 수단을 예약하려고 보니 각각 며칠씩 머무를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막연하게 검색을 통해 바르셀로나에 볼 게 많으니 8박 중 반인 4박을 하기로 하였고, 바르셀로나 이후에 갈 도시로 그라나다와 세비야를 고민하던 중 세비야 옆에 있는 론다라는 도시의 누에보다리를 예전에 '꽃보다 할배'에서 보고 꼭 한번 가봐야 겠다고 생각한게 기억이 나 단순하게 그 이유로 세비야로 결정!

 

바르셀로나 4박 - 세비야 2박 - 마드리드 2박 이렇게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 기간을 8월 셋째주로 정했던 가장 큰 이유!!

바로 '엘 끌라시꼬(El Clasico)'라고 흔히 불리는 바르셀로나 vs 마드리드 스페인 슈퍼컵 1차 결승 경기가 바르샤 홈 구장인 '캄프누(Camp Nou)'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사실 항공권을 구입하고 그 다음으로 한 게 바로 이 경기 티켓을 구입한 것이었는데, 구석에 위치한 아주 시야가 좋지 못한 좌석임에도 불구하고 티켓 가격이 무렬 140유로가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거의 2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인데 그래도 결제가 망설여지지는 않았다ㅎㅎ

 

 

아무튼 그렇게 아직도 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스페인으로의 여름 휴가가 1주일도 안남은 채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느 여행이 그렇듯이 여행은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설레고 떠나는 날이 다가오면서는 점점 그 감흥이 무뎌지는 것 같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지만 매일 매일 스페인을 검색하면서 머릿 속에 바르셀로나 시내를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다.

 

몇년간 꿈에만 그리던 그곳 스페인에 드디어 나도 간다!